Korea venture investment coroparation KVIC NewsLetter 2020

November 2020-15호

2020.11.16 발행

Opinion, Column

스케일업의 필요성과 전제조건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스케일업에 대한 관심

최근 몇 년간 스케일업에 대한 시장참여자와 정책당국의 관심이 높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정책방향으로서 스케일업이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1월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이 처음이다. 당시에는 스케일업이라는 용어가 간단히 언급되어 있으며, 스케일업 정책이 성장지원 강화 방안의 일부로서만 간접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스케일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의 전환은 2019년 3월의 ‘제2벤처 붐 확산 전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이때부터 스케일업과 글로벌화 지원이라는 정책적 방향이 뚜렷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한편, 유니콘이라는 용어는 2017년부터 정책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으며 지난 4월에는 K-유니콘 프로젝트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스케일업 기업이 경제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미 과거 3년간 고성장해 온 스케일업 기업에 대해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생산성과 관련해서 이를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3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20% 이상인 기업을 스케일업 기업으로 정의하고 스케일업 기업군과 그렇지 않은 기업군 간의 2000년대 초반 이후 생산성 재분배의 효율성을 분석해 보았다. 스케일업 기업군의 생산성은 분석기간 내내 높게 나타난 반면, 스케일업 기업으로 배분되는 자본과 노동 생산자원은 만성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스케일업 기업의 높은 생산성을 고려하면 국민경제의 총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서는 스케일업 기업으로의 추가적인 자본과 노동 생산자원 배분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스케일업에 필요한 자금조달과 내적 경영자원

스케일업에 관한 세계적 관심의 기폭제가 된 2014년 영국 Coutu의 스케일업 보고서는 스케일업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명시적인 스케일업 정책, 인재, 리더쉽, 판매망, 자금조달, 인프라를 적시하고 있어 성공적인 스케일업에는 자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무형의 경영자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스케일업은 자금과 내적 경영자원이 모두 필요하며 이러한 내적 경영자원의 예를 들자면 강한 성장 의지를 가진 창업자와 동료 팀, 기업규모의 확대에도 유지될 수 있는 경영관리 체계, 신규 시장창출과 상황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적응력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자금은 스케일업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며 최종적으로 경영자원에 외부자금이 결합되었을 경우 스케일업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은 스케일업을 위한 매우 중요한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스케일업 자금수요의 특징은 기업이 성장단계를 밟아 나감에 따라 필요한 자금규모가 점점 커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금 측면에서는 스케일업 기업의 성장과정에 동행하는 자금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벤처캐피탈 펀드가 필요하다. 유럽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바로 이 점에서 스케일업 생태계가 잘 작동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벤처생태계와 큰 차이가 나타난다. 한편 자금을 공급하는 전문투자자는 다양한 투자경험과 경영지원 경험을 통해 스케일업 기업 유형을 관통하는 가치제고의 노하우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스케일업 기업이 신규 해외시장에 진출하거나 M&A를 추진할 때에도 실질적인 자문이나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스케일업 펀드가 결성되며 자금의 대형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스케일업을 위한 다양한 필요조건을 감안할 때 자금의 대형화 이외에 스타트업 정책과 차별화되는 스케일업 벤처캐피탈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민은 우리나라 스케일업 기업의 특징과 자금수요의 특징, 기타 성장의 제약요인에 대한 의견 취합 등 스케일업 기업의 실태에 대한 상세한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