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venture investment coroparation KVIC NewsLetter 2020

October 2020-13호

2020.10.19 발행

Opinion, Column

스타트업이 주의해야 할 회계처리
발생한 지출은 투자인가 비용인가

오경택 정현회계법인 파트너/공인회계사

지출을 바라보는 관점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한다. 자녀 교육비 지출과 관련하여 부부 간에 양육 철학이 다르다면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한 사람은 교육비는 자녀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가계의 소비 지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부부의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은 동일하지만, 관점에 따라 이를 투자로 인식할 수도 있고 비용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계가 바라보는 세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발생한 지출을 어떻게 회계처리할 것인가? 많은 상황에서 회계는 이분법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발생한 지출은 자산 또는 비용 중 하나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재무회계개념체계는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표시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서 미래 경제적 효익의 유입가능성이 높아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이때 미래 경제적 효익이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기업실체의 미래 현금흐름 창출에 기여하는 잠재력을 말한다. 그러므로 자산으로 표시하기 위해서는 미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즉 미래에 돈을 벌어줄 수 있는 지출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출이라면 비용으로 처리하라는 것이다.

R&D 지출, 자산 인식되기 위한 요건 엄격해

스타트업의 경영진 입장에서는 인건비, 외주용역비, 임차료 등 경영활동 과정에서 수반되는 모든 지출을 하는 이유는 미래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각종 지출을 자산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유인이 있을 수 있다. 만약 발생한 지출을 비용으로 처리하면 자산으로 처리하는 것에 비해 당기 경영성과가 줄어들고 부채비율과 각종 수익성 지표도 악화된다. 그렇다면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기 위해서 발생한 지출을 가능한 비용보다는 자산으로 회계처리하려는 유인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회계 기준에서는 R&D 관련된 지출을 자산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판매할 수 있는 능력 등 여러 가지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특히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신약은 임상 3상 개시 승인,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 개시 승인 이후 단계부터 자산화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운영 과정에서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과 관련된 지출이 발생한 경우, 취득 또는 완성 후의 지출로 미래 경제적 효익의 유입가능성이 높다면(예: 생산능력 증대, 내용연수 연장, 상당한 원가절감 또는 품질향상을 가져오는 경우) 자산으로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예: 수선유지를 위한 지출)에는 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원칙 지키는 것이 재무제표 신뢰성 확보에 관건

내부통제가 미흡한 기업의 경우 실무자는 알 수 없는 자금의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회사 계좌에서 과거 돈이 빠져나갔는데, 증빙이 없고 전임자는 퇴사하여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칙적으로 경영진이 책임질 사안이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지출은 되었는데 적절한 계정이 없으니 미수금, 선급금, 선급비용 등 임의의 자산계정으로 표시한다. 각각 ‘못 받은 돈’, ‘먼저 지급한 돈’, ‘먼저 지급한 비용’ 이라는 의미인데, 애매모호하다. 투자자나 금융기관에게 자산으로 인정받기 힘들 수 있다.

필자가 VC의 의뢰를 받아 초기 기업에 대한 재무실사를 수행하다 보면 관련 지출을 비용처리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산으로 처리한 사례들을 종종 발견한다. 이는 정보이용자를 호도(misleading)하게 만들 수 있고, 자산성에 대한 의구심은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스타트업은 원칙대로 회계처리 함으로써 재무제표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스타트업에게 전제되어야 할 필수조건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