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를 만나다

포트폴리오 기업과
더불어 성장하는 궁극의 파트너십

강신혁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강신혁대표#VC인터뷰

평소 정기적인 연락과 소통은 물론, 고충이 생겼을 땐 만사 제치고 달려간다. 필요하다면 사무실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출근하길 마다치 않을 정도다. 비즈니스라기보다는 오히려 열렬한 내조에 가까운 파트너십은 강신혁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강조하는 VC 투자 지론이다. 또한, 이큐브랩, 허니비즈, 에버스핀,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넥셀, 모노리스, 엔코드 등 다양한 초기기업이 세상에 나와 빛을 발하도록 뒷받침할 수 있었던 저력이다.

글. 오민영 사진. 이정수

쿨리지코너에서 결의한 VC 투자의 꿈…숨은 진주 같은 스타트업 발굴로 이어져

미국 보스턴엔 쿨리지코너라는 사거리가 있다.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한인끼리 자주 모이는 장소이자 훗날 공동창업자로 함께하는 강신혁 대표와 권혁태 의장, 그리고 이현주 부대표가 서로 소개를 통해 만나 친해진 끝에 벤처캐피탈 업계 진입을 결의한 곳이다. 여담이지만, 현재 사명(社名) 역시 여기서 따왔다.

돌이켜보면, 학부 시절 1년간 떠난 어학연수 중 닿은 이때의 소중한 인연은 비단 언어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상 보는 시야를 넓힌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강 대표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LG패션(현 LF) 전략기획실에 입사해 직장 생활하는 과정에서 당시 같이 꾸던 꿈이 늘 마음 한편에 아른거렸다고 회상한다.

이심전심이었는지, 한국에 돌아가면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처럼 극 초기기업이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연계 투자를 해보자던 청사진은 다시 펼쳐지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국 다시 뭉친 세 사람이 2010년 3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 아래 약속을 실현하기 시작한 까닭이다.

그런데 11년 전엔 씨드 투자라는 콘셉트가 국내 VC 업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개념이었던 만큼, 대상을 모색하고 지원하는 초창기부터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고자 직접 스타트업에 도전하려는 창업 팀 발굴에 나섰고, <쿨리지코너 청년기업가 창업경진대회>를 연 2회 개최하면서 숨은 진주를 찾아왔다. 아쉽게도 행사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잠정적으로 중단했으나 KT&G 상상마당 부산 6층 청년창업공간 운영을 통해 명맥을 잇는 한편, 지난해 부산진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젊은 유망기업의 육성에 나서고 있다.

서른 개 손가락 깨물어 더 아픈 데는 직접 찾아가는 내조의 왕

강신혁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을 판단하는 핵심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시장에서 혁신의 한 획을 그을 가능성과 기업가 정신을 보유했고, 각 구성원이 역량을 토대로 충분히 협업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비유하자면, 연애해 보면서 상대를 배우자 감으로 여기고 꼼꼼히 파악하는 기간이다. 그러다가 평생 손잡고 가야 할 결혼이나 다름없는 투자를 결정한 뒤엔 거듭 역설했듯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강 대표는 음식 배달 ‧ 생활 편의 O2O 플랫폼 ‘띵동’을 선보인 허니비즈에서 부재한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맡아 2년간 매주 1회 출근한 바 있다. 머리를 맞대며 IR 자료를 만들고 직원 채용에 동참하거나 운영 전략을 나은 방향으로 수정하면서 실질적인 조언을 하다 보니 회사를 비롯해 공동 투자자까지 믿고 따르기에 이르렀다. 또한, 공유주방 ‘위쿡’을 이끄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에선 워크숍, 팀장 미팅 등을 3개월 동안 소화하며 애로사항 해결에 힘썼다.

비록 지난 2020년 3월 권혁태 의장에 뒤이어 대표로 취임하면서 회사 경영에 비중을 두느라 지금은 기존과 같기 어려울 테지만, 30여 개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애정은 늘 변함없다. 항상 촉을 세우고 서른 개 손가락을 깨물어 더 아픈 데가 있다면 솔선수범해 진단하며 부족한 요소를 채워주고자 한다. 이러한 선례는 내부 투자심사역들에게로 이어져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시재생의 가치를 일깨우는 새로운 도전

당연한 이야기지만, 투자에 확신을 갖고자 한다면 관련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과 정보 탑재는 기본이다. 그러나 강신혁 대표가 2016년 바이오 영역으로의 투자 확대를 앞두고 고려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원 분자진단생명공학과 석사 과정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은 과연 경이롭다고 해야 할 터다. 원래 그가 문과였다는 점에 근거해 보면 자연히 주위의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는데, 고등학교 생명과학Ⅱ를 독학하고 모르는 용어는 유튜브를 찾아보는 근성으로 어느새 모든 수업을 수료했으며 지금은 유기 인공지능과 바이오 생태계와 관련된 논문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지난 2020년 11월 국토부 도시재생 모태펀드 2호 운용사의 영예를 안으면서, 연관 학과로의 진학을 고려 중이다. 여기서 도시재생이란, 총 17개 카테고리로 이뤄진 UN의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 개발 목표) 가운데 11번째인 지속 가능한 도시, 그리고 공동체(Sustainable Cities and Communities)와 동일한 맥락이다. 즉, 지역이 가진 역사적 ‧ 산업적 ‧ 주민 생태적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잘 어울리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민과 협력해 동네를 부흥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셈이다.

총 250억 원 규모의 이 펀드엔 국산 먹거리 편집상점으로 널리 알려진 연남방앗간을 비롯해 기록상점, 사계생활, 스테이블성수, 연희회관 등 다채로운 브랜드를 성공리에 이끈 어반플레이가 합류했다. 나열한 명칭에서 알 수 있다시피 서울 연남동과 연희동, 성수동 등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는 로컬 크리에이터 기반 공간 운영 ‧ 커머스 벤처기업으로, 프로젝트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덧붙여,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에선 지역이 품은 색깔과 조화롭게 섞여 호응을 극대화할 콘텐츠 업체를 계속해서 탐색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

스타트업과 VC의 성과가 곧 우리 사회의 행복으로

더불어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는 자체적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이슈를 포함한 임팩트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다. 태양광 패널을 이용하는 쓰레기 수거 ‧ 관리 통합솔루션을 제시한 이큐브랩이나 요식업 창업자 자립을 돕는 심플프로젝트 컴퍼니 등에 대한 투자가 그 증거다.

*임팩트 투자 : 일반적인 성과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환경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창출할 수 있는 자본 투자

또, 2015년 CCVC 소셜벤처 투자조합(40억 원 규모), 2018년 CCVC 코리아임팩트펀드(188억 원 규모), 2020년 CCVC 코리아임팩트펀드Ⅱ(100억 원 규모)를 결성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결을 같이한다. 이로써 하수슬러지 재활용 연료탄을 개발한 키나바, 파력발전 소셜벤처인 인진, 전기 이륜차를 생산하는 젠트로피, 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지 전문 기업인 써모랩코리아 등이 활약하고 있다.

모든 분야가 영감의 원천이지만, 특히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 등과 결합해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갈 일차 산업에 주목한다는 강신혁 대표는 이러한 영역이 미래 식량자원, 기후 변화 등과 맞물려 두각을 드러내리라 기대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축산데이터가 개발한 AI 가축 관리 솔루션과 이그린글로벌의 마이크로튜버 기술 상용화를 통한 씨감자 생산이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스타트업이 거두는 수익 창출이 VC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모두가 누리는 행복으로 작용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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