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를 만나다

무형의 가치를 보는 예리한 눈과 따뜻한 마음 한국투자파트너스 정순욱 이사

#한국투자파트너스#정순욱이사

2016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입사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정순욱 이사. 증권회사를 시작으로 로펌, 벤처기업, 국책은행 IB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광범위한 역량과 경험을 쌓은 그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글. 한율 사진. 이성원

Q

자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입사한 지 6년 차인 정순욱입니다. 저는 국내외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기업의 투자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 현재까지 20여 개 기업에 투자를 했고, 이 중 중국, 미국 등 해외 기업 비중은 30% 정도 됩니다. 현재 3개 기업은 투자금을 회수한 상태이며, 매년 1~2개 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VC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첫 직장은 증권사 리서치였습니다. 증권사를 선택한 것은, 대학생 때 투자동아리(SMIC)의 영향이 컸습니다. 공학을 전공하면서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투자를 통한 수익을 경험해 본 것이 제 독특한 이력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기술가치를 분석하여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여 고수익을 추구하는 일을 배워보고자 증권사에 입사했습니다. 다만 당시 환경에서는 중장기적 투자에 적합한 기술분석 위주의 리서치를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취업 전 당시 대학가에서는 붐처럼 변리사 자격증 시험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성장섹터 리서치 영역에서 차별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 퇴사 후 변리사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자격증 취득 후 로펌에서 해외 화학∙제약회사의 특허를 대리하는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벤처기업으로 이직했고, 국내외 SI 투자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VC라는 금융을 접했습니다. 기업과 관련한 경험과 전문성을 좀 더 확대하고 싶었던 터에 기업은행 CIB에서 기술분석, 지식재산펀드 관리 기회가 생겨 경험을 쌓고 있던 중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님을 만나 뵙게 됐습니다. 황만순 대표님과의 만남을 통해 저의 다양한 이력을 활용할 수 있는 VC 업무야말로 제가 찾던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참 멀리 돌아왔지만,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된 것이죠.

Q

기억에 남는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A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입사해 처음으로 발굴한 하이센스바이오라는 기업과 첫 해외 발굴 기업인 미국 항암바이러스 개발 기업 OncoMyx가 기억에 남습니다. 첫 발굴 기업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기업이 성장해나갔기 때문입니다. 임직원분들과 소통하면서 그들과 기업의 발전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기업 구성원들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갖고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보람과 행복이 느껴지더군요. 하이센스바이오는 현재 임상 승인을 통해 세계 최초 시린이∙충치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기업 선별 기준이 궁금합니다!

A

기업이 소위 시장, 기술, 사람을 모두 갖추면 있으면 ‘대박이 난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기업은 흔치 않습니다. 초기 기업의 경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며, 특히 신뢰와 소통 능력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VC는 눈으로 볼 수 없는 무형자산을 판단하기 때문에 기업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떻게 협업하고 있는가를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이에 대해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 신뢰와 소통능력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춘 기업이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면 지속적으로 코칭을 합니다.

Q

2021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어떤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인가요?

A

바야흐로 혁신의 시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혁신 기업에 대한 VC펀드 설립이나 규모, 투자액이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소위 BBIG로 칭명되는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분야를 비롯해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온라인, 언텍트, 스마트 인프라 및 재택 경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와 신규 모달리티 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지난해 한국벤처캐피탈대상에서 바이오 부문 ‘최우수 심사역’ 상을 수상 받을 정도로 바이오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어떠한 전략이 주효했나요?

A

과분한 상을 받았습니다. 회사와 업계의 훌륭하신 구루 분들과 소통하며 저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외 투자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확보한 점을 인정해 주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는 돈도 많고 회사도 많습니다. 한정된 루트(IPO)를 통해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하려면 당연히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목표하는 주요 시장이 주로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해외 기업 투자를 병행하여 투자기업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의 투자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가능하면 꾸준히 미국, 중국 등 해외 기업 투자에 참여하고자 하고 있고, 이들과 기 투자 국내 기업들 간의 협업을 확대코자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상에 걸맞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Q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바이오•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들에게 노하우를 전해주세요.

A

첫 번째로 목표 시장에 대한 학습을 꾸준히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VC는 기술 자체라기보다는 사업성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입니다. 시장 학습에 기반한 개발 전략이 없는 회사는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선뜻 손이 나가지 않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파트너 선택은 신중하게 하시라는 겁니다. 여기서 파트너는 임직원, 협력사 등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일정 기간 모험자본을 공급하여 기업에 피를 돌게 해 줄 투자회사입니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개발 및 사업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일정기간 동안 꾸준히 펀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 번째는 앞서 얘기한 신뢰와 소통능력입니다. 기업의 현재 상황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발전적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나라 기업과 생태계 특성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벤처 투자 및 바이오 분야의 실정과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A

지난해 벤처펀드 신규 결성이 6조 원을 돌파하면서 혁신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인 상황입니다. 고령화, 글로벌화가 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기업 중요도와 성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글로벌 팬데믹으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VC 투자금의 회수 루트는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M&A의 활성화와 국내 IPO 기업 가치의 제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바이오 분야의 특성상 부침이 좀 있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로 보면 투자 비중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섹터가 IT를 넘어 투자비중 1위가 되었습니다. 해외 VC의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회수 시장으로 이어지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Q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려 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나요?

A

해외 진출이라고 하면 개발 제품의 목표 시장의 다각화로서의 진출과 자본 시장(Nasdaq 등)에 대한 진출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전자의 경우, IT, BT 등 다양한 분야의 우수 기업이 이미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해외 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학습)와 좋은 파트너가 있다는 점입니다. 유추해 보면, 기술 수출을 목표로 하는 혁신 신약 개발 기업의 경우, 수요자인 빅파머가 구체적으로 원하는 기술이 무엇이며, 경쟁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명확한 파악 후 개발 성과를 효율적으로 빅파머에 전달할 수 있는 적합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크로스보더 투자 경험이 많은 투자사를 파트너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네요. 우수한 투자자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구축한다면 유용한 정보와 기회를 얻는 데 힘이 될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소위 나스닥(Nasdaq) 등의 해외 거래시장에서의 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 진출코자 하는 경우인데요, 최근 쿠팡 등의 해외 상장 사례를 통해 희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느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경우 유의하셔야 할 부분은, 나스닥 상장 기업 대부분은 상장 초기와는 달리 낮은 거래량에 따른 주가관리의 어려움이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상장 이후 자본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판딩이 필요한 바이오 기업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투자 기업에 대하여 다양한 국내외 협업 네트워킹을 통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해외 투자자로부터의 자본조달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싶고요. 점진적으로 한국의 IPO 밸류가 상승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간 쌓아온 다양한 딜소싱 채널과 벤처기업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저 만의 공감능력을 발휘해 기업과 함께 성장을 꿈꾸는 심사역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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