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ture Mentoring

스타트업 창업, 우정을 지켜줄 유일한 방법

#스타트업#동업계약서#주주간계약서

스타트업은 주로 경영자 혼자 힘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기 어려워 대부분 동업자와 함께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동업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끌기도 하지만 때로는 동업자 간의 다툼과 불화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동업계약서’ 작성이 필요하다.

글. 양태용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스타트업 전문 변호사

신뢰의 첫걸음 되어줄 ‘동업계약서’

대학시절 동고동락한 친구 3명이 함께 창업하기로 결정했다. 이이디어를 발전시켜 프로토타입 제품을 생산하였고,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여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시제품을 개량하여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3명의 동업자는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여, VC로부터 투자를 받고 5년 후에는 1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할 거라 굳게 믿고 있다. 1년 전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창업을 결정하며 회사가 성공하면 그에 대한 이익은 1/3씩 나누기로 약속했다. 과연 5년 후에도 동업자 3명의 진실된 우정은 유지될 것인가?

위 사례에서 우정이 유지된다는 결론으로 마무리가 되려면 시원하게 사업이 망해야 한다. 그러면 3명이 모여 소주를 기울이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서로 위로할 것이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대로 5년 후에 1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99.9%의 가능성으로 우정이 깨져 있을 것이다. 동업자 3명 중 적어도 1명은 자발적으로 나가든지, 다른 창업자에 의해 쫓겨날 것이다. 그 이유를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공한 스타트업에서 동업자들이 우정을 유지하는 방법은 한 가지 방법으로 귀결된다. 바로 사업 시작과 동시에 동업자들 간에 “동업계약서” 또는 “주주간계약서”(이하 통칭하여 “동업계약서”)를 쓰는 것이다.

동업계약서가 필요한 이유 3가지
이유1 – 모든 사람은 공동 작업에서 자신의 기여도와 그에 대한 몫이 더 크다고 여김

3명의 학생이 함께 조별과제를 하게 되었다. 교수가 A, B, C를 부여하되, 팀이 A를 받은 경우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A+, A0, A-가 부여된다. 단, 기여도는 팀원들 간의 내부합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자. 만약 교수가 A를 부여하면 팀원 3명은 ‘내 노력 덕분에’ A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더 친한 2명이 합심하여, 각각 A+, A0를 받기로 하고 나머지 한 사람을 이유 없이 A-를 받게 할 수 있다. 이 사례의 교훈은 공동작업의 결과물에 대해 ‘사후적’으로 논공행상을 따지는 순간, 자신의 기여도와 그에 대한 몫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객관적인 기여도가 아닌 정치행위에 의하여 이익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별과제의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할 사람을 사전에 정하고, 그 사람에게 이익을 더 많이 배분해주기로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만약 발표자료 제작 수준이 과제물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 조별과제를 시작할 때 발표제작을 할 학생을 선정하면서 그가 내부적으로 최고 성적을 받기로 합의해야 한다. 결국 모두가 동의한 사전합의에 따라 성적이 부여될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어도 서로에 대한 배신감은 느끼지 않을 것이다. 사업이라는 조별과제를 하며 역할 및 이익 배분의 방법을 정하는 것이 바로 ‘동업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이유2 – 스타트업의 의사결정 구조 결정

한편, 사업은 조별과제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공동 과제이다. 사업은 보통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시작하게 되는데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이다. 구체적으로, 주주는 회사의 헌법에 해당하는 정관을 제정, 변경할 수 있고, 사업을 집행하고 주요사항을 결정하는 이사를 선임 또는 해임할 수 있으며, 신주 발행 등의 투자 유치 여부를 직간접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동업계약서를 통하여 주주간의 지분비율 및 기타 의사결정 권한을 명확히 정하여 의사결정 구조의 ‘기초공사’ 작업을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 또한 동업계약서에 주주간의 각종 규칙을 미리 정하여, 탄탄한 기초 위에 사업이 고속 성장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회사에 더 이상 이익이 되지 않는 주주의 주식을 다시 회수하거나 회사에 해를 끼친 주주를 축출하는 방법을 미리 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유3 – 투자 가치가 높은 지배구조 구축

벤처캐피탈(VC)은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까? 바로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다. 초기 스타트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은 스타트업을 구성하는 동업자들의 사업 역량과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등으로 판단하게 된다. 즉,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서 기업 지배구조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VC는 투자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만약 동업자 간에 의견이 충돌하면 최종결정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대표이사의 지분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최대주주가 스타트업 성장과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지표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 등의 내용을 진단한다. 따라서 동업계약서 작성을 통하여 의사결정권한 등의 지배구조를 명확히 구축해 놓는다면 기업의 투자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만약 어떤 VC가 어떤 기업에 50억 원의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수익성과 성장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50% 미만이어서 언제든지 다른 주주들에 의해 축출될 수 있는 불안정한 지배구조라면 심각하게 투자를 재고할 것이다. 주주들의 역량에 따라 알맞은 지분구조를 정하고 스타트업 성장에 직결되는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작업이 바로 동업계약서 작성이다.

마치며 – 동업 중인 당신이 해야 할 일, 지금 바로 동업계약서를 써라!

본엔젤스의 장병규 의장은 1인 대표 체제 보다 2~4인 간의 동업 체제가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필자는 이러한 성공한 ‘동업’의 필요 조건은 동업계약서가 마련된 동업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이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우정이 깨지는 것 아니냐며 ‘동업계약서’ 작성에 대해 염려를 갖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친한 동업자도 종이 한 장을 작성하도록 설득하지 못한다면 향후 고객과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동료와 함께 일궈나갈 스타트업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면 ‘동업계약서’는 필히 작성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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