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돋보기

NFT,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의 소유욕을 충족시키다

#NFT##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적용한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아트, 게임 등이 각광받으면서 NFT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NFT 사업에 진출하면서 올 1분기 글로벌 NFT 시장 규모는 약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NFT 분석 사이트 논펀저블닷컴에 따르면 NFT 시장 점유율은 ▲수집품(48%) ▲예술품(43%) ▲스포츠(4%) ▲메타버스(3%) ▲게임(2%)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FT는 지난해 주목받았던 탈 중앙화 금융 디파이(DeFi)에 이어 블록체인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글. 이성우 테크M 기자

디지털 세계에서도 발현되는 인간의 소유욕

NFT란 ‘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약자로 각각의 고윳값을 가져 대체할 수 없는 디지털 자산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채굴된 약 1800만 개의 비트코인은 모두 같은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같은 가치를 지니고 상호 대체가 가능하지만, 똑같은 NFT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상호 대체 할 수 없다.

이처럼 대체를 할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진 NFT는 디지털 자산의 진위나 소유권을 증명하는 데 사용된다. 디지털 자산을 NFT로 발행하면 고윳값을 부여, 대체가 불가능해져 복제품과 진품을 가려낼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함은 물론이고 거래 증명까지 가능하다. 더불어 NFT는 디지털 수집품, 게임 아이템, 디지털 아트 같은 디지털 자산뿐만 아니라 실물 자산과 예술품, 사치품, 수집품의 토큰화에 활용되고 있다.

NFT는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디지털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했고, 그에 따라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NFT는 디지털 자산에 소유권을 부여함으로써 디지털 세상까지 확대된 인간의 소유욕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자극했다.

소유욕 자극하는 NFT, 게임·디지털 수집품부터 스포츠까지 확산

인간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기업은 캐나다에 위치한 스타트업 대퍼랩스(Dapper Labs)다. 대퍼랩스는 지난 2017년 11월 블록체인 기반의 고양이 수집·육성 게임인 ‘크립토키티’를 출시했다. NFT로 만들어진 고양이를 교배시켜 희귀한 고양이를 만들고 거래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다.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희귀한 고양이’는 수집가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크립토키티는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희귀한 특성과 외형을 가진 고양이(NFT)일수록 더 비싼 값에 거래됐다. 크립토키티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고양이의 가격은 무려 600이더리움이다. 8월 1일 기준 이더리움은 개당 약 3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해 뉴욕소프트웨어 개발사 라바랩스(Larva Labs)도 디지털 수집품 ‘크립토펑크’에 NFT를 적용했다. 크립토펑크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다양한 특성을 무작위로 조합해 만들어진 8비트 픽셀 아바타다. 총 1만 개의 크립토펑크가 존재하고, 각각의 아바타는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크립토펑크 역시 희소성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고, 지난 2월 크립토펑크 4156호는 650이더리움에 판매됐다.

크립토펑크와 크립토키티의 흥행을 기점으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NFT를 거래할 수 있는 오픈씨(OpenSea)와 라리블(Rarible) 같은 NFT 마켓 플레이스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NFT는 스포츠와 미술 영역에도 적용됐다. 지난해 9월 대퍼랩스는 NBA 리그 역사상 중요한 순간이나 개개인이 좋아하는 경기 장면을 NFT로 만들어 구매하고 소유하며 교환할 수 있는 ‘NBA 탑샷’을 출시했다. NBA 선수들의 모습이 그려진 종이카드를 수집하던 것을 디지털로 옮긴 것이다. NBA 탑샷은 출시한 지 1년도 안 돼 사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번트 뱅크시(Burnt Banksy)’ 팀은 영국의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 ‘멍청이들(Morons)’을 약 1억 원에 구매해 실제로 태워버린 후 작품을 NFT로 재탄생시켜 약 4억 원에 판매했다. 더불어 같은 달 세계적인 경매업체 ‘크리스티’ 경매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디지털 아트 NFT ‘매일: 첫 5000일’이 6934만 달러(약 785억 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 6월에도 세계적인 경매업체 ‘소더비’에서 크립토펑크 7523호 경매가 진행돼 1180만 달러(약 135억 원)에 낙찰됐다. 디지털 아트가 NFT를 통해 기존 미술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자 관심 쏠리는 NFT, 국내 기업도 뛰어들었다

다양한 NFT 서비스들의 흥행에 벤처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크립토키티와 NBA탑샷을 개발한 대퍼랩스는 지금까지 투자금 약 3억5500만 달러(약 4086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엔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의 벤처캐피탈 삼성넥스트도 참여했다. 앞서 언급했던 오픈씨와 라리블은 올해만 투자금으로 각각 1억2500만 달러(약 1438억 원), 1595만 달러(약 183억 원)를 유치했다.

이에 더해 지난 2월 블록체인 축구게임 스타트업 ‘소라레(Sorare)’도 트위터, 인스타그램, 디스코드 등 유명 기업으로부터 5000만 달러(약 575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NFT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벤처 투자자들의 NFT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국내 기업들도 관련 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회사를 통해 NFT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플러스는 일본 라인 애플리케이션 내 가상자산 지갑 ‘비트맥스 웰렛’에 NFT 마켓을 출시했다.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는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과 연계해 NFT 큐레이션 경매 플랫폼 ‘클립 드롭스’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카카오는 국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NFT 서비스를 출시해 해당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1세대 게임사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위메이드트리도 NFT 옥션과 마켓을 출시했다. 게임 아이템에도 NFT를 적용,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용품을 생산하던 코스닥 상장사 경남바이오파마는 사명을 ‘블루베리 NFT’로 변경하고 NBA탑샷처럼 스포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 발행 사업에 진출했다.

더불어 국내 스타트업들도 NFT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코인플러그’는 NFT 거래 플랫폼 ‘메타파이’를 선보였다. ‘NFT뱅크’는 NFT 통합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투자자들이 자신의 가상자산 지갑을 NFT뱅크에 연결함으로써 과거 NFT 거래 기록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NFT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도 자회사 ‘해시드 스튜디오’를 통해 NFT 게임 개발에 나섰다. 이 밖에도 국내외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메타버스와의 결합으로 NFT 시장 더 커질 것…업권법 부재는 넘어야 할 산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NFT가 메타버스와 결합해 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랫동안 메타버스 공간에 머물수록 무언가 소유하려는 욕구가 나타나는데, NFT는 메타버스 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기에 알맞은 기술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 시간은 꾸준히 늘고 있다. 또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와 ‘더 샌드박스’는 NFT로 메타버스 내 토지나 아이템 등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고 있다. 소유권을 나타내는 NFT는 가상자산을 이용해 구매할 수 있다. 즉 메타버스 세계에서 실제 화폐나 소유권을 보장하는 문서를 주고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가상자산은 화폐가 되고, NFT는 디지털 자산 소유권을 증명하는 증서가 되는 것이다.

다만 낮은 인지도와 접근성, 관련 법규의 부재로 인한 저작권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NF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FT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그리고 NFT를 발행하는 과정이 복잡해 업계 사람이 아닌 일반인이 실제로 활용하기에는 아직까진 어려움이 있다. 필자는 자작곡 음원을 NFT로 발행해 판매해 봤는데, 그나마 편리한 플랫폼에서 NFT를 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지갑을 개설하고 수수료를 보내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특히 블록체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NFT 발행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이에 더해 국내엔 일반 가상자산 관련 법제도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당연히 NFT 관련 법제도는 전무하다. 한국은 보통 법률상으로 허용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뒤 그 이외의 것을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갖추고 있어, 구체적인 업권법이 없다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 상당히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가상자산 거래소 지닉스(Zenix)가 가상자산 펀드를 내놨다가 관련 법제도의 부재와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폐업했다. 지금 NFT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들이 ‘제2’, ‘제3’의 지닉스가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FT가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디지털 세상에서 가치를 가지는 모든 것이 NFT로 발행돼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심지어 가치가 없어 보이는 것에도 소유권을 부여하고 돈을 지불한다. 지난 3월 오픈씨에서 미국 영화감독의 방귀 소리 NFT가 85달러(약 9만 7000원)에 팔렸다.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서 NFT를 통해 어떤 것까지 소유하게 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디지털 세계는 넓고 소유할 콘텐츠는 많다는 것이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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