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돋보기

전기차 시대는 오고 있는가?

#전기차#전기차OEM#전기차시장

2012년 테슬라 모델S가 출시된 지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필자가 3년 전 《전기차 시대가 온다》라는 책을 출간할 당시에는 전기차는 시기상조이고 소수만 구매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이 우세했다. 그 전망이 무색하게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의 국가별 이행(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들의 등장, 기술의 진보는 전기차 시대로의 빠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전통의 자동차OEM(완성차제조사)의 공격적인 투자와 신규 전기차 회사들의 등장으로 인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고, 시장에 대한 관심도 증가로 주식시장은 과열되고 있다. 국내 신규 스타트업에 어떤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인가? 여전히 전기차 시장에는 투자 기회가 있는 것일까?

글. 전진환 인터베스트 이사

전기차 승부는 이제부터: 전통 OEM vs 신규 전기차 OEM

내연기관차와 비교하여 전기차는 구조적으로 간단하다. 기계적인 부품이 많이 사라지면서 개발의 복잡도가 매우 낮아졌다. 이로 인해, 2013년을 전후해서 Faraday Future, Lucid Motors, Fisker, Arrival 등 다양한 신규 전기차OEM들이 등장하였다. 하지만 완성차 사업은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지 못한다면, 양산까지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CES와 같은 전시회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하였던 신규 전기차OEM들도 언젠가부터 조용히 시장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다임러, BMW, 현대기아차 등 전통의 자동차OEM들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양산 시설, 품질 역량 등에서 장시간에 걸쳐 쌓은 노하우를 통해 높은 제품 완성도를 확보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향후에도 추가로 전기차 OEM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살아남는 회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규모 자본의 투자가 수반되지 않은 신규 전기차 OEM들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패권 싸움: 배터리 기술을 사수하라

내연기관차의 핵심 부품이 엔진이었다면, 전기차는 배터리(2차전지)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부품이다. 전기차를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원가 절감이 필수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CATL, 파나소닉과 같은 회사가 리튬이온배터리(IB)를 TIER社를 통해 주요 자동차OEM에 납품을 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상황에서 배터리 셀(Cell) 업체들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자동차OEM도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해 내부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벤처회사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의 지원을 받고 있는 미국의 QuantumScape와 같은 회사가 대표적인 회사다. 전고체 배터리, 최적 전극 개발 등과 같은 기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높은 에너지밀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자동차OEM이나 배터리 셀 업체들과 M&A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배터리 공급은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지 못한 것이 시장의 상황이다. 배터리셀 업체들은 생산 Capa 증대를 통해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 인프라 증설 외에 생산, 품질 테스트의 효율화 및 자동화에도 여전히 사업의 기회가 존재할 것으로 기대한다.

원자재 전쟁: 美-中 무역 전쟁의 영향

미국 조 바이든 정부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며 전기차 보급에 힘쓰고 있다. 전기차 생산이 증대되며, 모터와 배터리의 원자재 수요도 급증하였다. 특히, 희토류의 수요가 급증하였다.

희토류 공급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전체 산업용 희토류 시장의 80% 이상). 특정 국가 집중도가 높은 원자재들에 대해서는 국가 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타 국가를 통한 희토류 공급이 필요하다. 희토류 채굴, 정제, 가공 등의 역량을 보유한 회사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정부 주도로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MP Materials 같은 회사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다.

전기차의 영원한 숙제: 충전 서비스

전기차 충전은 내연기관차의 주유와는 사용 패턴이 다르다. 필요할 때 한 번에 충전하기보다는 스마트폰처럼 집에 돌아왔을 때 충전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거주 형태는 전체 거주지의 70%가 공동 주택이기 때문에 개인의 전용 주차 공간이 존재하지 않아, 미국처럼 개인이 충전기를 점유하고 충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거주지별 수전용량으로 인해 무한하게 전력을 끌어다 쓸 수 없는 문제도 존재한다. 충전기를 공유하거나 특정 공간을 점유하지 않는 효율적인 한국형 충전 서비스가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충전 시장의 경우, 급속충전소는 자동차OEM 중심으로 인프라 구축을 선행하였고, 이후에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충전 사업자가 등장하였다. 미국은 ChargePoint(북미 전기차 충전 M/S 1위, 2021년 3월 SPAC 상장)와 같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클라우드 SaaS) 역량을 모두 보유한 회사가 등장하여 전기차 유저의 Pain Point인 충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충전서비스 사업자들은 대부분 충전기 제조 및 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자들이어서 커버리지 확대가 제한적이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회사 같은 이종(異種) 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한 거대 충전 서비스 사업자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Chargepoint와 같이 국내에서도 선점하는 기업에 기회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충전과 E-commerce, 자동차 After Market 연계 등의 비즈니스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전기차의 재활용: 폐배터리 활용에 주목하라

현재는 충전 인프라와 전기차 보급이 시장의 핵심 이슈이지만, 전기차가 보급됨에 따라 폐배터리의 이슈가 대두될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성능이 70~80% 수준으로 떨어지면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폐배터리가 그냥 버려질 경우 전기차의 환경에 대한 기여 효과가 무색해질 수 있다. 환경부 예측 기준으로 2025년에는 3만 1,696개, 2030년 기준으로 10만 7,520개의 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1년 지자체 의무 반납 규정이 폐지되면서 폐배터리 처리에 대한 문제가 예상된다. 폐배터리를 재사용(re-use)하거나 재활용(re-cycling)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해외와는 달리 아직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확보한 회사가 많지 않다. 국내에서도 先 운영 경험 확보를 통해 시장 선점을 할 수 있는 사업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전기차 관련 투자 시장의 레드오션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전기차의 등장과 판매량 증가는 여러 영역에 파생 사업의 기회를 창출할 것이고, 투자 기회 또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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